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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과 & 농학과 2년



2011년 말, 난 Y대 대학원 전자공학과에 원서를 썼다가 미끌어지고 다음 해를 기약하기엔 쉰이 다된 나이와

그 해 고3이 되는 아들과 함께 대학원 진학이 부담스러워 막막한 상태였던거 같다.

철썩같이 합격하리라 믿었었기에 마음 한 부분이 파도에 쓸려가는 바닷가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그 공백을 채우기위해.. 나는 또 다시 경영학과에 등록을 하고 말았다.

아는 분 중에 할게 없어 대학원다녔다는 분이 계셨는데 아마도 당시의 심정이 비슷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계획과는 달라졌지만, 경영학과 공부는 또 나름대로 신세계였었다.

공부를 하면서 돌아보게 되는 주위에서 아마도 내가 처음부터 이 학문을 했었다면..

지금은 사는 방법이 달라져있지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는 다른 관점의 세상을 보았다.

 

2013년은 편입생들에게도 복수전공의 길이 열렸다.

봄이면 새로 탄생하는 생명들, 살아있는 숨쉬는 모든 생명체의 매카니즘을 공부한다는 것이 너무 좋아

농학과 복수전공을 시도하다가 여러가지 일들이 겹쳐 2013년 한해 휴학을 하게 되었다.

2014년 복학하면서 농학과 복수전공과 함께 1,2학기에 걸쳐 농학과 13과목을 수강해 놓은 상태이다.

현재는 졸업학점 140학점을 초과한 149학점을 취득하였으나, 농학과 전공학점 51학점에서 12학점이 부족하다.

  

2014년은 내 생애 가장 바삐 보낸 날들이고 또한 가장 많은 일을 이룩한 기적의 한 해였다.

처음 농학과 공부는 용어가 거의 외계어수준이라 컴퓨터과학과나 경영학과보다도 더 어렵게 느껴졌었다.

1학기엔 농학과에 적응하느라 어리버리했었고, 2학기엔 유기농업기사 외에도 몇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했었다.

여러일을 욕심내다보니 실타래처럼 얽힌 스케쥴이 도저히 다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홍해가 갈라지고 길이 열리듯이, 그 많은 일들을 다 해낼 수 있게 스케쥴이 정리되는 기적을 보았고...

나는 홍해를 가르고 난 길을 걸어가,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과 같이 하는 일마다 일사천리로 해치우는 기적을 체험하였다.

계획대로라면 2015년도 내겐 작년 못지않게 숨가쁘게 달려야할 한 해가 될 것 같다.

목적한 바를 이루고 나면, 기회되는 대로 나의 2014년과 2015년은 따로 정리할 것이다.

 

50년 다이어리없이 살아왔던 내 생애 한번쯤은 정리하고 넘어가야할 일들을 기록해두고 싶었다.

글을 쓰면서 만약 3년전 대학원에 진학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하는 생각을 잠시했다.

혹자에게서 이제 편해질때도 되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게 사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전과는 달리 이제는 내 앞에 주어진 시간시간이 너무 아깝고 귀해서,

촌각을 다투면서 살아가는 자신이 기쁘고 즐겁다는 것을 그들은 이해할 수 없어한다.

너무 바빠서, 아직도 꿈으로 가지고 있는 몇가지가 있지만..

모든 것이 원점인 상태에서 다시 우선순위를 정하라고 한다해도 역시 같은 선택이 될것 같다.

 

눈부셨던 청춘의 시절,  의미없이 보낸 많은 시간들..

지금만큼만 세상을 볼 수 있어서 그 아까운 시간을 그리 흘려보내지 않았다면 지금쯤 난 좀 더 풍성해져있지 않았을까..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 역시 지금 아는 것들을 그 때는 몰랐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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