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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과학과 3년



지금은 군복무중인 아들이 중2였을 때...

그 녀석이 조립하기 위해 주문해놓은 부품들로 뚝딱 컴퓨터를 조립해놓았다.

그 후 아들은 하드웨어부터 시작하여 나를 추월하여 앞서가기 시작하였다.

나는 더 이상 손수 조립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아들에게 하나하나 의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아들이 어느 날...

"왜 멀쩡한 것도 손만 대면 고장을 내세요?"란다.

더 이상 신경쓸 필요가 없어졌으니, 나는 당연히 문제가 생기면 아들을 불렀고..

내 입장에서 문제가 생길때만 찾았던 것이, 아들 입장에서는 손만 대면 고장이 나는 것으로 보여졌던 것이다.

부모도 스승(?)도 몰라보는 나쁜 놈 ... ㅠㅠ

 

하고 있는 일과 별개로 몇 개의 홈페이지를 관리도 하였고, 또 만들기도 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업체의 상황도 바뀌고, 개편도 되고, 그렇게 나의 흔적은 사라져갔다.

 

문득, 내가 아는 것들에 대하여 검증을 받아놓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고민하다가 방송대를 선택하게 되었고 체계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컴과 2학년으로 편입을 했다.

공부때문에 하고 있는 일 소홀하다는 소리듣기 싫어 아무도 모르게 또 다른 나의 대학생활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컴퓨터에 관련하여 내가 아는 것들이 독학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라..

나는 참 교만했었고 방송대 공부조차도 만만했었다. 아니 만만하게 생각했었다.

방송강의는 물론, 출석수업 역시 시간낭비라 생각했었고 그렇게 독불장군처럼 버티다가

기말고사 임박해서야 내가 생각했던 공부가 아니란 것도, 벼락치기할 수 있을 만큼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2009년 1년을 그렇게 죽을 쑤고, 그 해 2학기 기말고사장에서 스터디멤버를 만나게 되면서 방송대 생활은 전환점을 맞게 된다.

벼락치기 습성만은 지금까지도 버리지 못했지만, 사람이 좋아서, 어울리는 것이 좋아서 없는 시간 쪼개어 어울리다보니

나름대로의 노하우와 방법이 쌓이게 되고, 뒤늦게 성취해가는 과정이 너무 좋았었다.

물질이 아니어도 내가 베풀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아낌없이 나누고 챙기는 그들이 좋았다.

비록 졸업 후 각자의 생활에 바빠 자주 연락하거나 만나지는 못하지만

지금 그들은 핸드폰에 있는 밴드의 폴더처럼 내 안의 한자리를 차지하는 귀한 사람들이 되었다.

     

졸업논문대신 우리는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선택하였으며, 성적우수상을 받으며 컴과를 졸업하였다.

졸업 전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아는 것도 아닌, 모르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좀 더 구체적인 공부를 하고 싶기도 했고,

또 다른 이유도 있고하여 나는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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