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를 건너는 붕어빵 모녀를 보다..
아가의 앳된 얼굴과 세월의 흔적이 묻어가는 엄마의 얼굴이 아무리봐도 붕어빵이다..
문득 무심코 스쳐가는 꽃향같이 잠시 머무는 생각...
어쩌면 30년쯤 후에는.. 저 아가도 엄마가되어 아가의 아가 손을 잡고..
같은 모습으로 같은 이 길을 지날지도 모를 일이다..
연두색 가로수 잎들도 그대로 일지도 모르고... 가로수 밑둥에 핀 꽃잔디 화사한 핑크빛도 그대로일지도 모른다..
세상 모두는 잘말려 코팅한 네잎크로버처럼 정지한 듯 그대로의 모습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30년후 저 아가는 더이상 지금같이 사랑스런 아가의 모습일 수 없고..
또 어쩌면 보내버린 다시는 볼 수 없는 인연들을 가슴에 묻고 있을지도 모르리라..
시간은 그렇게 많은 가슴에 생채기를 내면서.. 때론 성숙시키기도하고 때론 황폐시키기도 하면서 어김없이 흘러가겠지..
꽃은 봄마다 새로 태어나고 나무는 세월이 흐를수록 고풍스런 빛을 발해도
어쩔 수 없는 동물세포로 태어난 우리에겐 그저 지나고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안타까운 기억...
오늘과 내일의 경계, 지금과 나중의 경계... 이 경계에서....
봄마다 말짱한 모습으로 새로 태어나는 식물세포가 부러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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