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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날..

 

아는 언니께서 전날 뜯어오셨다는 산나물이 탐나 오후에 후딱 안산을 다녀왔답니다.

 

 

별이녀석 동행할려고 "목욕하고 놀러가자" 했더니... 햐.. 이 눔이 말이에요.

평소에는 샴푸칠한 상태서도 틈만 보이면 뛰쳐나가던 녀석이었는데..

세수할 때 잠시 싫은 내색 외엔 얼마나 다소곳이 목욕을 했는지 모릅니다.

문열어놓고 목욕시켰는데도 반항 한 번 않더니

털말릴 때도 더운 바람 갈 때만 고개 돌릴 뿐 도망가는 일 없이 정말 다소곳했습니다.

오늘 쉽게 목욕시키는 법을 또 터득했네요. ㅎㅎ

 

별이녀석, 차에 태우면 꼭 운전하는 제 무릎 위에 앉는게 습관이랍니다.

기얌을 하시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번잡스럽지않고 다소곳해서 별로 큰 방해는 안되구요.

물론 사고가 난다면 녀석이 많이 위험하기는 하겠죠.

근데 사실 별이 넘 때문에 더 조심운전하게 되기도 해요.

 

그렇게 그 댁에 도착했더니 참비와 유비 두 녀석이 난리가 난 겁니다.

(참비는 그 집 강아지이고, 유비는 임보중인 강아지랍니다.)

휴.. 개 판도 그런 개 판이 없었습니다.

까칠한 참비눔.. 이쪽 저쪽 견제하고 경계하느라 정신없고.. 유비 그 눔은 아주 붕가붕가 작정을 했더군요.

세 녀석이 우루루 우루루.. 왈왈왈....

 

결국 가장 번잡하고 흠흉한 유비는 목 줄에 묶여버리고 말았지요.

 

강아지 세 마리 난리통에도 또 쑥버물을 대접받았답니다. 

따끈하게 김 오르는 쑥버물을 거실로 가지고 나오니 묶인 유비는 안달복달하고,

정신없던 참비와 별이... 샤삭 얼굴바꾸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얌전히 앞발까지 모으고 앉아서

어찌 한 입 얻어먹어볼까해서 기다리는 겁니다.ㅎㅎ

근데 참비 한 입, 별이 한 입 하는 순간... 그 날렵한 참비의 동작... 

거의 나르다 시피해서 눈깜짝할 사이 별이 몫을 날름 삼켜버리고 말았습니다. ㅠ.ㅠ

그렇게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손가락을 꽉!~

아마 지 눔도 엄청 놀랬을 겁니다.

 

오늘 그 와중에 두 아줌씨 노는 것을 보실려고 멀리서 근사한 청춘이 달려왔지요. ㅎㅎ

보랏빛 무쏘 바람에 날리며.. 역시 젊음은 좋더이다... 눈이 즐거웠지라... ㅋㅋㅋ

아.. 글구 보니 제 몰골이 말이 아니었네요.. ㅠ.ㅠ

유비넘 오줌을 밟아서 한쪽 양말 젖고... 왼쪽 청바지 끝단까지 오줌에 절여져서

젖은 양말 한쪽만 벗고, 한 쪽 바지 걷고... 완전 맹구패션이었죠...

그래도 모... 미모로 밀어붙였슴다.. ㅋㅋ

생각해보니 립서비스를 받을려면 뭐라도 뇌물을 먹였어야했는데... 

아이 참내.. 저 구라장이라고 소문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러기만 해봐.. 이 손에 주거씁니다...)

 

애들 북새통에 시간이 그렇게 후딱 지나가 버렸습니다....

차에 타고 보니 아차...  냉장고를 안 털고 나왔지뭡니까... 키키..

마지막까지 "내 나물" 확실히 챙겨서 오늘 강아지 날 들러리서고 왔네요..

물론.. 전 갖다드릴려고 전날 따놓은 미인 잎사귀들.. 집에 고이 모셔두고 다녀왔구요. ㅎㅎ

  

마지막으로 유비의 붕가붕가를 리얼 묘사하고 싶지만...

제가 또 한 수줍음을 하다보니 차마... 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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