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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나는 무엇을 기다리나

 

 

 

나는 무엇을 기다리나

 

 

타는 낙조

먹물처럼 스미는 참담한 어둠

하나, 둘...

수면에서 명멸하는 별그림자

 

낡은 자동차 해소기침처럼 쿨럭거리는

500원짜리 고급커피 한 잔

고급 입맛은 애꿎은 위염만 키워

커피 후의 갈색 신트림 쓰리다

 

내 안엔 위산보다 더 독한

모래무덤 있다지

바람부는 날마다 파헤쳐져

실성한 여인의 치맛폭처럼 펄럭거리는

 

나이들면 철든다고

그렇게 진득해질 줄 알았지

바람부는 날마다 휘날리며

나는 무엇을 염원했나

 

모래먼지 풀풀 날리는

빛바랜 염원들은

바람아, 쓸어가다오

쓸쓸하거나 서럽거나

아름답던 기억조차 여며 덮어다오

 

젖은 시야에 흔들리는

네온별무리

늪처럼 감기는 어둠을 떨치고

바람없는 세계로 가고 싶다

 

나는 무엇을 기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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