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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落 花

 

 

 

落  花

 

 

엄지와 검지 직각으로 세워

두 손 겹쳐 만든 반듯한 사각형의 세상

근경에 만삭의 꽃가지 하나 배치하고

캔버스에서 갓 빠져나온 호수와 수초섬과

수밀도의 바람

하나, 둘 꽃잎이 흩날리고

직사각형의 세상이 흩날리고

무수히 나풀거리는 흰 나비떼

  

벗자, 벗자

훌훌 벗어버린 농밀한 호수

세월 깊이만큼 튼 속살 위로

나비떼 어지러이 날고

갈피갈피 꽃잎이 쌓이고

수면 가득 넘실거리는 꽃상여에

봄 하나 무너지고

  

어허어 허어 허어노

어이가리 허어노

 

요령소리 환청사이로

꺼억꺼억 목이 메이는

봄타는 심장이 고통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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