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친구랑 한잔하고 나오는 길에... 고양이 한마리가 어슬렁 거리는 것을 보게 되었다.
무심코 오라고 했는데, 가까이 와서 조심스레 스킨쉽을 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잔뜩 경계를 하면서도... 살짝 떨어졌다가 오라고 하면 또 오고 하는 모습이
키우다가 누군가에게서 버려진 고양이 같은 느낌이다.
냉큼 근처 편의점에서 소세지를 사다 줘 봤다.
소세지는 먹는 둥 마는 둥... 자꾸만 냐옹거리며 울고.. 쪼그려 앉아 들여다보고 있는 정강이에 와서 치댄다.
한참을 그렇게 그 애와 줄다리기를 하다가 살짝 안아봤더니 의외로 가만 있는다.
안고 가만 있다가... 잠시 후 버둥거리더니 달아났다가... 다시 또 온다.
또 그렇게 잠깐 녀석과 신경전을 벌이다가...
시간은 새벽 2시... 차마 두고 올수가 없어서 다시 안아보았다.
가만히 있다...
녀석을 안고 집으로 왔다. 10여분의 거리에 오는 중 잠시 버둥거렸으나 심하지는 않다.
집에 왔더니... 텃세하는 녀석때문에 잠시 우당탕쿵쾅 거리고...
아들이 박스에 냥이 보금자리를 만들어 자기 방으로 데려갔다.
냐옹이는 냐옹이대로 아들 방에서 울고, 울집 터줏마님 별이는 경계하느라 문밖을 지키면서 으르렁 거린다.
한참 후 들여다봤더니, 위 사진처럼 아들 다리에 붙어 널부러져 있다.ㅎ
가만가만 배를 긁어줘더니 아주 눈을 지긋이 감은채 몸을 맡기고 잠시후부터는 이빨을 드러내고
긁고 있는 내 손을 잘근잘근 씹는다.
고양이의 습성을 잘 몰라 어떤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내가 맘대로 판단해 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인물 촬영을 위해서 정면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강제로 포즈를 만들기엔
냥이에게 너무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 눈치껏 찍었는데 이게 한계다.
아들 방에서도 조용히 울긴 한다는데 아들이 밖으로 나오면 울음소리가 커진다.
이 아이 내가 키워도 되는 걸까? 고양이에 대해선 아는게 없어 걱정이다.
주인이 없고, 키울 수 있다면 이 아이 몽이라고 부를까 싶다.
요 놈은 텃세와 질투의 화신 울 집 별이..
옆에 곰돌이는 별이의 화풀이 상대..
얼마나 물고 흔들어재켰는지 언젠가는 모가지가 댕강 떨어지고...
곰돌이 충전재인 솜이 온 거실에 뭉게뭉게 떠다니던 날도 있었다.
선한 얼굴 구라쟁이...
그럼에도 구여븐 별이의 새 식구 맞기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