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테의 강
낮은 하늘 어깨위에 내려앉고 나른한 무게에 나는 자꾸 졸립습니다 바람은 머리칼 깊이 촉수를 찔러넣어 붉은 단풍 뚝뚝 흘리며 그렇게 한 철 저물어갑니다 님이여, 받으소서 불타는 여름날의 기억들을 성근 가지 버거운 추억 바람에 날리며 여기 고단한 몸 풀고 나는 차디찬 동면에 들겠습니다 어쩌다 그대 추억의 갈피 속에 마른 잎새로 퇴락해가더라도 어쩌다 침엽(針葉)으로 남아 두고두고 삭히지 못할 가시가 되더라도 님이여 나는 맨발로 강을 걷겠습니다
고단한 내 어깨 새 순 무성해지면 님의 흔적 어디쯤 한 줌 기억으로 남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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