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로를 빠지면서 대로변에 이방인처럼 떨어져
가을볕에 탈색되어가는 보리이삭 한 포기 봅니다.
청청했던 젊은 날이 있기나 했느냐는 듯..
잔바람에 헛헛히 흔들리다가.. 그렇게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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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야만 한다면..
청보리로 한 세상 살아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익어도 결코 고개를 숙이는 법없이
허리가 부러지도록 꼿꼿하게 그렇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누구의 시선조차 받지 못하더라도
청청했던 젊은 추억들로
갈바람에 기꺼이 산화되어 자연으로 가겠습니다.
가끔은 못견디게 수다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막이 내린 후 빈 객석을 바라보는 배우의 시선처럼...
쫑파티 후 귀가길의 진눈깨비처럼..
세상천지 고립무원의 마음일 때가 있습디다.
살다보면 범람하는 그 갈증들을
가끔은 방류하게될지도 또한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