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별이 에미랑 달라서 시도때도없이 네 발을 핥는 걸..
에미는 그저 이뇬이 깔끔떠는구나하고만 생각했는데..
며칠전 비오는 날 밖에서 뛰놀고 무심코 그냥 뒀던게 문제가 되었는지
어제 열심히 핥고있는 발가락사이가 빨개서 들여다봤더니 앞발 네 곳이 헐어있습니다.
얼마나 미안하고 마음아프던지..
무심한 엄마만나서 발가락이 헐도록 몰랐구나 싶어 마음이 몹시 안 좋았지요.
치료받는 사이 어떻게될지 몰라서 깨끗이 목욕시켜 오늘은 좀 멀리 떨어진 동물병원으로 다녀왔습니다.
낯선 곳 진료대에서 바들바들 떠는 아이를 보면서 큰 병도 아닌데 그냥 동네 병원으로 갈 걸 싶었지요.
동네병원이 사기성이 있다는 말에... 말해준 그 분이 추천해준 병원으로 갔는데 좋은 건 잘 모르겠지만..
헐은 앞발만 털을 밀고 치료를 받았으면 싶었는데 미용은 3주나 예약이 밀려있어서 기다려야된다네요.
집에 돌아와서... 이발기와 가위로 대충 정리라도 해주자 싶어 손댄게.. 또 상처를 내고 말았습니다.
내가 녀석에게 미안한 것은...
천지간에 하나밖에 없는 보호자이고 믿는 사람인데 늘 그 믿음만큼 챙겨주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족쇄는 믿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게 별일이 없고, 녀석에게도 별일이 없다면 분명 녀석이 나보다 먼저 갈텐데..
이별하는 그 날까지 녀석이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만 가지고 갔으면 싶습니다.
별이가 없는 공간을 어떻게 버텨야할지 그것도 막막하지만, 지금은 좋은 기억만 갖게 해주고 싶습니다.
딸도 있고, 아들도 있고, 배우자도 있지만...
세상천지 나만 보라보고 사는 녀석은 이 아이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벌써 아까의 상처는 잊고 무릎위에서 잠을 청하는 걸,
에미가 뒤척이자 불편한가 싶었는지 다소곳이 옆에 엎드려서 눈 마주칠 때마다 꼬리가 떨어져라 흔들어댑니다.
많이 가려울텐데 핥는다고 혼냈더니 병원다녀온 후 한번도 발가락을 핥지도 않습니다..
언제나 내 시야범위안에서 나만 바라보는 이 아이... 어떻게 정을 안 줄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이에게 미안할 때마다, 먼 훗날 있을 이별을 생각할 때마다...
소름끼치게 깨닫습니다... 세상에 정보다 더 무서운 것이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