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집앞 도로 건너편에서 불이 났다.
소방차 십여대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함께 식사하고 오던 친구랑 기를 쓰고 불자동차를 쫓아갔더니
한바퀴 돌아서 집 앞에서 소화작업이 진행중이었던 일이 있었다.
모임에서 얘기끝에 불얘기가 나왔다.
마침 집 앞에서 불난 일의 뒷 얘기가 나왔다.
불난 곳이 고물상이어서 탈게 많아서 불이 더 커졌던 모양이다.
노인 부부가 운영하는 고물상이었는데 그 집 개가 6마리의 새끼를 출산했다고 한다.
강아지들 추울까봐 개집앞에 히터를 켜 줬는데 그 히터가 화재의 원인이었다.
화재로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강아지새끼 다섯마리가 죽었다고 한다.
듣기로 할머니께서 고생많이 하셨다고 하는데,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새끼 다섯마리를 잃은 어미 개가 타는 불 앞에서 그렇게 울었다고 한다.
미물이어도 그 애간장 녹는 모성애에 마음이 짠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지금부터 집안에서 태워먹은 얘기를 하고자 한다.
울 집에는 시츄같은 분이 한 분 계시다.
그렇게 귀엽냐.... 천만에
먹이 앞에서는 배가 터지는 줄도 모르고 먹는 시츄같은 사람...
형수되는 분이 총각시절 얘기를 하기를..
하루는 저녁식사용으로 6인분의 김밥을 싸서 식탁위에 두고 잠깐 밖에 다녀왔더니
그 김밥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평소 별식이라도 하면 먹는 속도 또한 가히 마하급이어서
함께 식사를 하는 다른 식구들이 제대로 먹을 수가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따로 덜어서 주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뚱하냐? 그렇게 먹은게 대체 어디로 가는지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량한 체격이라니...
여하튼, 육식좋아하는 아들을 위해서 그 날도 장조림을 했다.
내가 또 통이커서 한번 하면 적당히가 없고 보통은 국냄비로 한 냄비정도를 하는데
그 장조림을 냄비채로 또 드시기 시작할려고 한다.
그 배려없는 식성에 좀 짜증이 났던 터에 애 좀 먹게 적당히 하라고 핀잔을 주었더니
머쓱했는지 무안했는지 냄비를 사수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장조림을 데울려고 불에 올려놓고 평소 좋아하는 드라마삼매경에 빠졌다.
어딘가서 살짜쿵 맛난 냄새가 난다.. 음, 저녁시간이지..
살짝 눌은듯한 냄새... 음 꽤 고소하군..
점점 짙어지는 갈색향... 아이고오~, 뉘집에 다 태워먹는 군..
냄새는 점점 짙어지고, 그러다가 아차 싶어서 고개를 돌려봤더니.... 아뿔사...
뉘집이 내 집이었을 줄이야..
그 눈물의 냄비를 결국 다 태워버리고 말았다...
친구랑 통화 중에 그 얘길 했더니...
너, 벌받은 거야...
내가 생각해도 다시 하면 될걸 먹는거 가지고 치사하게 군 천벌 받은 것 같긴하다.
시츄같은 사람이 누구냐구?
절대로 얘기 못하지롱~...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