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하기엔 너무 싫은 당신
작년 7월 10일에 업어온 하늘이가 이제 만 6개월이 지났다.
2007년부터 7년 6개월을 함께 산 별이와 비교하면 찰라와 같이 짧은 시간이건만 꽤 많은 시간이 흐른 것만 같다.
별이의 끊임없는 견제에도 불구하고, 아침마다 눈뜨는 시간 기다렸다가 인사하고 씻으러 갈 때마다 따라와서 애교떨고..(화장실 엄청 좋아함) 지금 타이핑하는 와중에도 놀자고 노트북 키보드를 자근자근 밟고 다닌다.
요즘은 아침이면 별이 감시가 느슨해지는 틈을 타 놀아달라고 이불속으로 기어들어오는 통에 떠지지 않는 눈으로 쓰다듬어 주는 것도 곤역이다. 덕분에 집안은 개털, 냥이털로 엉망이라 아마 내가 천수를 못 누린다면 이 넘들의 털 때문이지 싶으다. 어쩌면 개털, 냥이털로 뒤덮인 털코트로 쬐끔은 덜 추운 겨울이지 않을까도 생각된다.
지난 늦가을 털이 너무 날려 미용해준 별이는 사진 속에서처럼 무슨 섹시컨셉인지 저리 홀라당 홀라당 벗어버리고 달달 떨고 다니더니 배트맨 셔츠를 입혀줬더니 그건 안벗는다. 꼴에 저도 취향이 있단 걸까?
소파에서 뒹굴거리다가 일어나면, 거의 그 자리는 하늘이가 차지하곤 한다. 보아하니 표면적으로는 별이가 이기는 듯한데, 마냥 함부로 하지는 못하는게 은근 속으로는 두려움이 있는데 그걸 감추기 위해 더 허세를 부리는 것 같다. 하늘이도 물론 별이 눈치 엄청 보기는 하는데 그게 별이뇬 극성이 워낙 지랄같아서 귀차니즘이 반인 것 같다. 피해다니다가도 지 놈이 심심하면 별이를 툭툭 건드리며 싸움을 거는게 이 놈은 영락없는 악동이다.
친해지게 할려고 두놈을 함께 안고 놓아주지 않았더니 처음엔 버둥거리다가 이내 포기는 하되 서로 고개는 돌리고 있는 것이 영락없는 원수지간이다. 며칠 전에 두 놈을 싣고 외출했다 오는데, 하늘이 놈이 지하주차장에서 잽싸게 빠져나가더니, 남의 차아래 기어들어가서는 “나자바 바라”를 하잔다.ㅠㅠ 어찌어찌 용을 써서 끌어내고 나니 그 사이, 별이 가스나 계단으로 사라져버렸다. 한참을 찾다가 우선 차안에 하늘이를 넣어놓고 본격적으로 찾을려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그제사 2층 계단에서 유유히 내려오고 있었다. 요 앙큼한 것이 저도 숨박꼭질하자는 것이 었을까? 여튼 그렇게 두 넘 새끼를 데리고 집에 와서는, 현관문 열고 에미랑 살기 싫으면 당장나가라고 버럭버럭했는데 두 놈은 “웬 쇼?”하는 시선으로 눈만 꿈뻑꿈뻑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