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logue

상사(相思)의 밤

나비와바다 2012. 10. 15. 19:04

 

 

 

상사(相思)의 밤

 

 

오십시오

밤이면 극성스러워지는

냉장고 모터소리

시계 초침소리 요란해도

청량한 님의 노래 가리지 못합니다

날카로운 시계바늘

무상(無常)한 밤을 밀어내고

머잖은 새벽이슬에

그대

담뿍 젖은 날개로 돌아가시려오

 

오십시오

나의 처마에

슬픈 노래는 묻어버립시다

염장을 지르는

맑고 환한 밤하늘

토실한 달빛건져서

침실 가득 호박등 밝히겠습니다

달빛의 온기로

그대

곱은 손, 젖은 날개 쉬어 가십시오

 

오십시오

오십시오

음습한 아스팔트 틈새

홀로 지새우기 눈물겨운

불면으로 뒤척이는 한 밤

기다림에 지친

사모의 밤만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