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logue

나 무

나비와바다 2008. 5. 24. 19:10

 

 

 

 

 

나 무

 

 

무시로 눈꽃처럼 흩날리거나

바람 없는 날

몇 남지 않은 잎사귀의 수직하강

우뚝 나신으로 마주 선

하늘 가득 실핏줄 흩어놓고

잘게 걸러진 바람

마디마디 스며들다

 

마른가지에 눈송이 몇

꽃으로 피우고

첨예한 가지 끝을 갈라

묵묵히 받쳐 든 까치집 하나

깍깍깍 깍깍깍

아득한 겨울 메아리

가지 끝을 맴도는 코발트색 바람에

훠이, 훠이

휘청거리는 한낮의 빈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