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logue

왕송호수 戀歌

나비와바다 2008. 5. 21. 01:24

 

 

 

 왕송호수 戀歌 

 

 

호수에 잠드는 노을,

해넘어 어두워질 때까지 그대와 교감합니다

낮아진 수면만큼 둥실 떠오른 풀등 숲

호수 저 편 하늘 맞닿은 수평선

시린 그대가 있습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애닯는 개구리 울음소리

전신을 더듬고 가는 밤바람

오감에 날을 세워

황홀한 감각의 바다를 가로질러 천천히

그대안으로 걸어갑니다

밤기운에 폴싹 젖어버린 가슴을 풀어

영롱한 초하(初夏)의 밤을 전하겠습니다

  

사위(四圍)는 깊어 개구리울음 잦아드는 적막

드문드문 애처로운 불빛 수면에 흔들리고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

흔들리는 발걸음

비척거리는 내 마음 온전히 그대에게 보냅니다

철지난 유행가 한소절 흥얼거려도 좋겠습니다

일편 유치하기도 했을 언어로

그대 향한 마음 자락 다다를 수 있다면

그렇게 유치해져도 괜찮겠습니다

목마른 그리움으로 가물어버린 수면

비를 기다리던 안타까운 갈망, 갈망

황폐해진 가뭄에 단비같은

 

그대

귀하디 귀한 내 사람입니다